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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RU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그러나 화학 I 시험지를 펴자마자 감각이 왔다. 123페이지는 낯익었고, 패턴도 명확했다. 15분이면 충분했고, 손도 가볍게 움직였다. 4페이지, 18번과 19번은 정석대로 흘러갔다. 딱히 걸리는 포인트도 없이 7분 만에 끝냈다. 그 순간까진 확신이 있었다. ‘이 시험, 무난하게 간다.’ 그런데 20번이 나타났다. 하필이면, 끝에서 전부 꼬였다. 계산이 예상보다 복잡했고, 전제를 하나 잘못 잡으니 전체 풀이가 엉켰다.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가 남은 시간 전부를 빨아들였다. 그러는 사이, 17번은 손도 못 대고 그대로 타임오버. 시험지를 닫으며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48점은 되겠지... 1컷은 47 정도일 테니까.’ 점수보다 찝찝했던 건, 내가 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작가의 그림자를 마주한 시간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건, 보통은 이야기를 보는 일이다. 등장인물의 서사에 몰입하고, 그 세계의 법칙을 잠시 믿으며, 일상과는 다른 감정을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작품은, 이야기보다 더 앞서 '만든 사람'이 보인다. 공의 경계는 그랬다. 종장까지 모든 시리즈를 마무리한 지금, 떠오르는 건 캐릭터도, 명장면도 아닌, 그 뒤에 숨어 있는 작가의 그림자였다. 이야기가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굴러가는 작품은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창작자는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투영하고,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드러낸다. 문제는 그 감정의 방식이다. ‘공의 경계’는 이야기의 구조보다는 작가 개인의 사유가 더 짙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품 속 캐릭터가 작가의 사고를..

화려함 대신 고요함이 스며드는 이야기 화면 가득 펼쳐지는 초록빛 자연과 바다, 그리고 고즈넉한 시골집. ‘추억의 마니’는 첫 장면부터 과장되지 않은 풍경으로 시선을 붙든다. 지브리 특유의 풍부한 색감은 여전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위에 극적인 서사나 눈부신 전개를 더하지 않는다. 오히려 뭔가 빠르게 흘러가길 기대하는 마음을 조용히 누그러뜨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천천히 감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의외로 복잡한 감정이 숨어 있다.마음의 벽을 마주한 소녀, 그리고 낯선 친밀함 주인공 안나는 폐쇄적이고 내성적인 소녀다. 아픈 몸과 우울한 마음을 안고 시골로 떠나온 그녀는, 말이 적고 사람을 피한다. 그런 안나가 우연히 만난 금발 소녀, 마니.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그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