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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RU

운동을 오래 하다 보면 자신의 몸을 일정한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어디가 약하고, 어디가 민감하며, 무슨 자세에서 어떤 통증이 올라오는지. 그리고 동시에 깨닫게 되는 건, 기계라는 건 몸을 억지로 맞추는 대상이 아니라 몸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텍 머신’을 처음 만난 건 평범한 하체 운동 루틴 중이었다. 별 기대는 없었다. 레그 익스텐션과 레그 컬, 그 흔하디흔한 조합. 하지만 기계에 앉자마자, 내 등과 허리, 골반이 생각보다 더 ‘편안하다’는 걸 느꼈다. 레그 익스텐션을 할 때, 보통 기계가 내 허리를 등받이 쪽으로 밀어내곤 했다. 그 압박이 척추를 긴장시키고, 무릎은 펴지지만 몸 전체가 조여드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뉴텍은 달랐다. 기계가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내가 기대..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그러나 화학 I 시험지를 펴자마자 감각이 왔다. 123페이지는 낯익었고, 패턴도 명확했다. 15분이면 충분했고, 손도 가볍게 움직였다. 4페이지, 18번과 19번은 정석대로 흘러갔다. 딱히 걸리는 포인트도 없이 7분 만에 끝냈다. 그 순간까진 확신이 있었다. ‘이 시험, 무난하게 간다.’ 그런데 20번이 나타났다. 하필이면, 끝에서 전부 꼬였다. 계산이 예상보다 복잡했고, 전제를 하나 잘못 잡으니 전체 풀이가 엉켰다.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가 남은 시간 전부를 빨아들였다. 그러는 사이, 17번은 손도 못 대고 그대로 타임오버. 시험지를 닫으며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48점은 되겠지... 1컷은 47 정도일 테니까.’ 점수보다 찝찝했던 건, 내가 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작가의 그림자를 마주한 시간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건, 보통은 이야기를 보는 일이다. 등장인물의 서사에 몰입하고, 그 세계의 법칙을 잠시 믿으며, 일상과는 다른 감정을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작품은, 이야기보다 더 앞서 '만든 사람'이 보인다. 공의 경계는 그랬다. 종장까지 모든 시리즈를 마무리한 지금, 떠오르는 건 캐릭터도, 명장면도 아닌, 그 뒤에 숨어 있는 작가의 그림자였다. 이야기가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굴러가는 작품은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창작자는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투영하고,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드러낸다. 문제는 그 감정의 방식이다. ‘공의 경계’는 이야기의 구조보다는 작가 개인의 사유가 더 짙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품 속 캐릭터가 작가의 사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