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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RU

3년 전, 나는 26살이었다. 탈모 환자라고 부르기엔 어색했지만, 유전적으로 얇은 머리카락과 넓은 이마는 내게 늘 깊은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거울 앞에 서면 어쩔 수 없이 시선은 이마에 머물렀고, 그건 때때로 자신감을 깎아내리는 은밀한 칼날 같았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뒷머리의 모발을 이식해, 헤어라인을 채우고 이마를 좁히기로. 쉽지 않았던 결정, 그리고 고집 강남의 세 곳 병원을 찾았다. 그 중 한 곳은 나를 '초기 탈모'라고 진단했고, 나머지 두 곳은 "탈모는 아니다"라고 했다. 오히려 의사들은 조심스럽게 만류했다. "나중에 진짜 탈모가 진행됐을 때 이식할 모낭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하지만 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지금 이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보다 미래..

예전에 먹어본 표고샤의 리뷰를 이제서야 쓴다. (현재는 단종되었는지 안보이더라...)[첫 입(?)의 충격, 기대를 접다] SNS 피드에서 ‘편스토랑 등장 신제품’이라는 문구를 보고 큰 기대를 품고 표고샤를 집어 들었다. 비닐을 뜯자마자 버섯 특유의 흙내가 코를 스쳤고, 전자레인지 조리 후 첫입을 베어 문 순간 “이건 내 취향이 아닌데…”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표고의 쫄깃함 대신 어정쩡한 퍽퍽함이 혀끝에 남아, 결국 절반 정도 먹다가 과감히 쓰레기통 행을 선택했다...[식감 & 풍미―‘버섯 마니아’만 접근 권장] 표고샤의 핵심은 통표고를 반으로 갈라 속을 채운 만두형 버섯 간식이라는 콘셉트다. 문제는 수분 함량이 적어 표고 조직이 오히려 말린 버섯처럼 질기게 변한다는 점이다. 표고 자체 맛을 진하게 즐..

주제 : Poison-Soaked Beast × Throwing Darts, 그 기막힌 상성의 짧은 미학생존 본능과 과포화(過飽和)의 역설 엘든 링의 늪지대를 걷다 보면, 보랏빛 윤기로 숨을 몰아쉬는 괴수를 만난다. 이미 몸속 독(毒) 게이지가 포화 상태라 초록빛 증기를 뿜어대는 개체. 대부분 플레이어는 “물리·화염·출혈” 같은 정공법을 떠올리지만, 개발진은 조용히 ‘과포화’라는 물리(物理)적 농담을 숨겨놨다. “독으로 부풀어 오른 부위에 독을 한 스푼 더 부으면?” 답은 – 폭발이다. 사용법 – 단 세 걸음 단계 실행 Tips ① 식별 체표가 보라색·초록색으로 번들거리고, 이동 시 ‘칙칙’ 독분사. 늪지·폐허 던전·그레이브워드 퀼리사 등에서 자주 조우. ② 무장 『포이즌본 다트』, 『독 수리검』, 『로..

운동을 오래 하다 보면 자신의 몸을 일정한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어디가 약하고, 어디가 민감하며, 무슨 자세에서 어떤 통증이 올라오는지. 그리고 동시에 깨닫게 되는 건, 기계라는 건 몸을 억지로 맞추는 대상이 아니라 몸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텍 머신’을 처음 만난 건 평범한 하체 운동 루틴 중이었다. 별 기대는 없었다. 레그 익스텐션과 레그 컬, 그 흔하디흔한 조합. 하지만 기계에 앉자마자, 내 등과 허리, 골반이 생각보다 더 ‘편안하다’는 걸 느꼈다. 레그 익스텐션을 할 때, 보통 기계가 내 허리를 등받이 쪽으로 밀어내곤 했다. 그 압박이 척추를 긴장시키고, 무릎은 펴지지만 몸 전체가 조여드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뉴텍은 달랐다. 기계가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내가 기대..

문제는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그러나 화학 I 시험지를 펴자마자 감각이 왔다. 123페이지는 낯익었고, 패턴도 명확했다. 15분이면 충분했고, 손도 가볍게 움직였다. 4페이지, 18번과 19번은 정석대로 흘러갔다. 딱히 걸리는 포인트도 없이 7분 만에 끝냈다. 그 순간까진 확신이 있었다. ‘이 시험, 무난하게 간다.’ 그런데 20번이 나타났다. 하필이면, 끝에서 전부 꼬였다. 계산이 예상보다 복잡했고, 전제를 하나 잘못 잡으니 전체 풀이가 엉켰다.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가 남은 시간 전부를 빨아들였다. 그러는 사이, 17번은 손도 못 대고 그대로 타임오버. 시험지를 닫으며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48점은 되겠지... 1컷은 47 정도일 테니까.’ 점수보다 찝찝했던 건, 내가 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작가의 그림자를 마주한 시간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건, 보통은 이야기를 보는 일이다. 등장인물의 서사에 몰입하고, 그 세계의 법칙을 잠시 믿으며, 일상과는 다른 감정을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작품은, 이야기보다 더 앞서 '만든 사람'이 보인다. 공의 경계는 그랬다. 종장까지 모든 시리즈를 마무리한 지금, 떠오르는 건 캐릭터도, 명장면도 아닌, 그 뒤에 숨어 있는 작가의 그림자였다. 이야기가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굴러가는 작품은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창작자는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투영하고,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드러낸다. 문제는 그 감정의 방식이다. ‘공의 경계’는 이야기의 구조보다는 작가 개인의 사유가 더 짙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품 속 캐릭터가 작가의 사고를..

화려함 대신 고요함이 스며드는 이야기 화면 가득 펼쳐지는 초록빛 자연과 바다, 그리고 고즈넉한 시골집. ‘추억의 마니’는 첫 장면부터 과장되지 않은 풍경으로 시선을 붙든다. 지브리 특유의 풍부한 색감은 여전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위에 극적인 서사나 눈부신 전개를 더하지 않는다. 오히려 뭔가 빠르게 흘러가길 기대하는 마음을 조용히 누그러뜨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천천히 감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의외로 복잡한 감정이 숨어 있다.마음의 벽을 마주한 소녀, 그리고 낯선 친밀함 주인공 안나는 폐쇄적이고 내성적인 소녀다. 아픈 몸과 우울한 마음을 안고 시골로 떠나온 그녀는, 말이 적고 사람을 피한다. 그런 안나가 우연히 만난 금발 소녀, 마니.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그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