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주먹으로 얻은 4주 석고와, 다시 바벨을 잡기까지의 기록
(손등 삼·사·오 중수골 분쇄 + 석고 고정 4 주 예고 / 사진: 새하얀 압박 붕대로 감싼 오른손)
1. 1초의 폭발, 4 주의 정지화면
모서리가 뾰족한 콘크리트 벽 앞에서 주먹은 순식간에 기분을 대신했다.
“탁!” 하는 둔탁한 충격음과 동시에 손등에 전기가 내려앉았다.
곧이어 손가락이 맘대로 접히지 않았고,
X-ray 필름엔 삼·사·오 중수골이 삐뚤빼뚤한 선으로 갈라져 있었다.
의사는 깁스 대신 **‘분쇄 골절 조각 맞춤 수술 + 핀 고정’**을 권했다.
“아, 이건 웨이트 1RM 갱신이 아니라 병원비 100 만 원짜리 퍼스널 트레이닝이구나.”
그제야 벽이 ‘상대’가 아니라 **‘운동기구보다 단단한 사물’**임을 깨달았다.
2. 손을 위한 3단계 회복 플랜 (정형외과 + 물리치료 협의 기준)
급성기 0 ~ 5 일
목표 : 통증 및 부종 최소화
RICE(Rest · Ice · Compression · Elevation) 48 h 고수.
거상 시 팔꿈치를 심장 높이보다 높게.
처방받은 NSAID 규칙 복용 → 통증 감소가 ‘움직여도 된다는 신호’가 아님을 상기.
고정기 1 ~ 4주
목표 : 수술 부위 안정, 주변 관절 유연성 유지
깁스 손끝에서 보이는 IP 관절 관절운동(구부렸다 펴기) 하루 5세트.
반대손·하체 운동은 유지 → 근력·체중 관리.
카페인·알코올 ↓, 단백질 1.6 g/kg → 골 유합 촉진.
재활기 5 ~ 12주
목표 : 가동범위·악력 회복, 웨이트 복귀
물리치료실 파라핀욕 + 초음파로 연조직 유연화.
Thera-Band → 핸드 그립 10 kg → 20 kg 단계 교체.
8 주차 X-ray ‘유합 확인’ 뒤, 빈 바부터 로드.
데드·벤치는 손목 누적 하중 ↑, 12 주차 이후 중량 복구 권장.
▸ 평균 골 유합 : 단순 골절 4 ~ 6 주 / 분쇄 골절 6 ~ 8 주
▸ ‘복귀 시 통증 2’ 가 넘으면 훈련 강도 당일 -20 % 조절
3. ‘화’와 ‘힘’을 구분하기 위한 5가지 안전판
펀칭백 & 손목 랩
실내에 펀칭백 하나 두고 랩·글러브를 착용한 뒤 2 분 라운드 3세트.
충격을 ‘맞아주는 물체’가 있으면 손도 마음도 덜 다친다.
호흡 사각형(□ breathing)
4초 들숨 → 4초 멈춤 → 4초 날숨 → 4초 멈춤.
분노 전조에 이 패턴을 3라운드 돌리면 교감신경이 내려앉는다.
감정 저널링
‘언제, 무엇 때문에, 몸 어디가 뜨겁게 반응했는지’ 하루 두 줄 기록.
글로 뽑아낸 감정은 벽보다 종이를 찢는다.
고강도 인터벌
버피 20개 × 5라운드.
3분 만에 심박 150 넘어가면 화낼 에너지 자체가 급격히 소진된다.
분노 트리거 정리
사람·장소·발언 리스트업 → “회피·단축·유머 전환” 세 가지 대처 시나리오 메모.
벽까지 가는 동선을 사전에 끊는 셈.
4. 경제적 대가, 현실 체크
| 초기 검사·촬영 | 30 만 | MRI 포함 시 최대 70 만 |
| 분쇄 골절 수술 | 100 ~ 180 만 | 핀·나사 개수·보험 여부 |
| 물리치료(주2) 6주 | 30 만 | 자부담 1회 2 ~ 3 만 |
| 휴직/알바 중단 | ? | 하루 수입 × 회복 주 |
→ “벽 한 대” = 라텍스 글러브 1,000장 + PT 10회에 맞먹는 지출.
벽은 전혀 다치지 않는다.
대신 내 뼈·통장·운동 루틴이 세 겹으로 부서진다.
화가 타오르기 전 10초 숨을 들이켜고,
펀칭백을 한 번 더 친 뒤,
벽 대신 내 기록과 대화를 쌓기로 하자.